교육 첫날이 긴장되어서인지 지난 밤 잠을 잘 자지 못했다. 2시간 간격으로 깬 것 같다. 방이 너무 추워서 그랬고, 쿠션이 불편해서 그랬고, 여섯시 십분에 일어나야해서 그랬다.
무척이나 피곤하게 시작한 아침. 그러나 오랫만에 반가운 동료들을 만나니 아침시간이 즐거웠다. 단, 수많은 새로운 직원들 사이에서 나는 꽤 수줍음이 많은 편이어서 - 속된 말로 나대는 것이 싫기도 하고.. - 모르는 사람에게 먼저 인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.
언제쯤이면 영어로 아주 반갑게, 또 진심을 담아 인사할 수 있을까 :p
(한국에선 말 많은 유쾌한 나이지만, 외국에 가면 환한 미소만으로 마음을 전하는 수줍은 나로 바뀌게 된다.)
시작부터가 순조롭지 않다는 생각. 자기 소개시간도 어버버하게 보내고..
(한 회사에서 5년째인데 아직도 자기 소개가 어버버하다;)
오전 8:30 강의가 시작되었다.
첫 시작은 미국과의 영상회의. 무슨 교육실이란 곳이 인터넷이 되지 않아 그나마도 목소리만 들었다. -_-;
교육이라면 널널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, 우리 회사 교육은 사람 깨나 괴롭히는 교육이다.
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쭈욱 교육하는 데다가, 점심도 세미나실에서 먹고..끝나고 나니 거의 탈진상태이다. 가장 큰 장애는 아무래도 영어;
그래도 중간중간 제공된 스타벅스 모카, 스타벅스 케이터링, 점심 케이터링(필리핀 음식), 간식으로 제공된 피자랑 콜라는 영어의 바다에서 거의 죽어가는 나를 겨우 살려주었다. ; (뭔가 많이 먹는다.)
질문에서 빛나는 사람들은 단연 호주지사 사람들이다. 아시아를 위해 특별히 초청된 미국 및 런던 오피스 사람들의 강의나 영상회의로 엮인 각 매니저들과의 교육은 유익했지만 피곤하기도 했는데, 호주 사람들은 참 열심히 배우고 질문도 한다. 오씨ausiee발음은 알아듣기가 어려워서 또 스트레스다. ㅋ
한가지 인상깊었던 부분은, 처음으로 BM 매니저를 만났는데, 타고난 영업부서장이었다. 끊임없이 관심을 유도하고 파워풀하게 필요한 이야기를 해내는 기술이 멋지게 느껴졌다. :) 유머러스하기까지~!!!! 뛰어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늘 즐겁다.
교육이 끝났을땐 팀사람끼리 함께 저녁을 먹었다. 나는 또 WHo와 함께 테이블을 했는데, 착하고 조용한 아저씨하고는 아무래도 더욱 더 대화가 아주 짧았다. 소극적이지만 좋은 사람이라 많은 대화를 나누면 좋은데...상대를 재밌게하려면 어떻게해야하는지 벌써 잊었다; 흠...그분도 오늘 심심하셨을 듯. ㅋ
새로운 부서장님인 도나와도 친해지면 좋겠지만 그리하진 못했다. 언젠가 서로를 잘 알아가는 계기가 있었으면 한다.
작은 에피소드가 있었다. 일본지사 전화가 왔다. 함께 교육에 참여한 일본인 동료에게 전화가 걸려왔다. 별것도 아닌 일이 벌어졌는데 서로 해결하지 못하고 30분을 낑낑대길래, 설명을 해줘도 못알아듣는 눈치였다. - 결국엔 노트북을 열어 "그건 이게 문제인거야" 라고 가르쳐줬다. 나는 선한 의도에서 한 것이겠지만 - 나의 행동엔 어딘가 부적절한 모습이 보였던 것 같다. 직설적인 영어, 성급한 말투, 정답을 향해 직접적으로 접근하는 모습.. 나에겐 태도적 노련함이 없었다. 영어로 일을 할때의 나의 태도는 너무 단순하고 유아적이다. 그 미묘한 문화적 차이에 아름답게 피팅되지 못한다. 이건 아주 심각하고 속상한 문제인데 - 이번에 발견했으니 차차 배우고 고쳐나가야겠다.
저녁식사는 왕게 및 여러 음식을 먹었는데 참 맛있게 먹었다.
이곳에서 먹는 생과일 주스는 그야말로 꿀맛이다. :)
푸짐한 양에도 음식이 많이 비싸지 않은 것도 마닐라 여행의 장점인 것 같다.
어제 호텔에서 먹었던 점심도 거의 한 만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;) 요새 코엑스에만 가도 만원이면 평균식사가 되니 말이다.
식사가 끝나고 FLam의 방에서 회의를 간단히 했다. 일본지사의 Product migration에 관한 부분. 내가 가진 resource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. 내가 너무 교만한 것이 아닌 가 싶기도 하고. 몇 번이나 말했던 일들이 지켜지지 않으니 어렵기도 하고. 정말 부하직원과는 어떻게 일해야 할지 고민된다. 특히 -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책임감을 원한다면 말이다.
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밤 11시. 얼른 씻고 내일을 준비해야겠다.
덧) 관광이란게 없었다. 기껏 해야 Green Bell 옆의 킹크랩 식당 정도?





